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 자폐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물론 드라마의 우영우 변호사 같은 천재 자폐인은 찾기 쉽지 않다.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 ‘어카운턴트’의 자폐증 회계사 겸 살인청부업자 벤 애플렉이나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도 사회생활을 힘들어 했다. 이런 자폐인은 드물다 하더라도 ‘우영우’를 통해 정상인들이 장애인들을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런데 과연 뭐가 정상인이고 뭐가 비정상인일까? 과연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합법적인 행동일까. 이 점은 미국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 사업하는 한인 고용주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분야다.
“직원이 발작증세가 있는데 손님들 앞에서 갑자기 쓰러지면 어떻게 하나요?” “직원이 휴일에 축구하다 다쳐서 출근 못한다고 했는데 해고하면 안 되나요?” “여직원이 임신해서 일을 잘 못하는데 불안해요. 근무시간을 줄이면 안 되나요?” 같은 질문들이 다 캘리포니아주의 차별방지법(FEHA)을 이해 못한 결과이다.
차별방지법은 장애만 없다면 다른 직원들과 비교할 필요 없이 본인의 능력껏 일을 할 수 있는데 이 장애에 대한 차별 때문에 해고되거나 일한 시간을 줄일 때 적용된다. 즉, “다른 직원들은 다 잘 일하는데 왜 그 직원만 느려요, 늘 아파요, 왜 우리가 신경써 줘야 해요?”라는 반만년 단일민족 수준의 언급 자체가 불법인 것이다. 그리고 상해를 입거나 다친 직원은 무조건 장애(disabled) 직원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도 이해 못 한다. “그 직원 멀쩡해요. 장애는 무슨 장애요?” ‘우영우’에서 살리에리처럼 느껴지는 라이벌 권민우 변호사는 모짜르트 우영우를 도와줄 필요를 못 느낀다.
“장애가 있으니까 특별히 배려해 주는 것도 이해는 한다”고 말하지만 권민우는 자신에게 도움되는 일만 하면서 차별을 자각하지도 못한다. 권민우는 천재인 우영우가 강자이기 때문에 우영우를 우대해 주는 게임은 공정하지 않다고 본다. 우영우가 자기를 매번 이기는데 정작 자기는 우영우를 공격하면 안 되는 이유가 우영우가 자폐인이기 때문이라고 결론짓고 “우영우가 약자라는 거 다 착각”이라고 소리친다.
이 드라마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볼 법한 공정의 문제를 꼬집었다. 애초에 출발점이 다른, 기회에 있어 차별이 있는 약자에 대한 사정은 권민우의 공정에 대한 인식 속에서는 고려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관련 한인 고용주들은 장애 직원들보다 강자일까? 고용법을 유리하게 악용해서 수많은 한인 고용주들을 상대로 소송하는 가짜 장애 직원들을 강자라고 봐야 하지 않은가?
많은 한인 업주들을 괴롭혔던 장애인 공익소송이 업주들의 적극적인 대응과 악의적 소송제기에 대한 사법당국 덕분에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업원 장애차별 소송의 경우 공익소송처럼 사법당국이 나설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미리 조심해야 한다.
장애자를 장애우로, 자폐자를 자폐인으로, 정신분열증을 조현병으로 바꾼다고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장애인을 조금만 더 배려, 조금만 더 생각해 주는 것이다. 비즈니스가 바빠서, 법을 이해 못해서, 영어가 능통하지 않아서 같은 변명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의 차별방지법은 종업원 5명 이상의 회사에 다 적용된다.
<김해원 변호사>
Haewon Kim, E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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